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늘려진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김영천
2026-04-23



< 늘려진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동면에서 깬

지리산 반달가슴곰.

민가로 내려와

꿀벌통을

모조리 으깨 먹었다고.

 

부서진 것은

벌통만이 아니라,

허리 굽은 할머니

하루 세 끼니와

굵은 땀방울도.

 

새끼 안은 곰도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

아무리 둘러봐도

당장

내일 모레가 깜깜하다는걸.

 

입산 금지

팻말 쳐다보는

마을 사람들.

혀를 차며

볼멘 소리뿐이군.

 

오늘 저녁

산신령 할아버지,

커다란 산을 조금 더 늘려

각자 살던지.

그물로 둘레를 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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