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가시박의 눈물

김영천
2025-09-26



< 가시박의 눈물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나의 고향은 미국 어디쯤,

어찌어찌 잠든 사이

곡물 상자 틈에 끼어

낯선 땅으로 끌려왔거든요.

 

이제 돌아갈 수 없으니

뿌리 내렸어요.

내 딴에는 한눈팔지 않고

땀 흘리는걸요.

 

모두 수군거리지요.

근본도 없는 것이,

눈에 뵈는 것마다

온통 우악스럽게 잡아먹는다며.

 

씨앗에 가시 돋고

누구든 타올라

목 조른다고.

슬금슬금 죄다 뒷걸음치네요.

난들 왜 모르겠어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서리 내려도 꽃 핀다고

이따금 꿀벌이 찾아오네요.

한때는 안동오이라고

예쁜 이름까지 있었지요.

 

사실은요,

매일매일

갈퀴보다 험한 손등 발등에

눈물 자국 마른 날 없거든요.

 

나도 쓸모가 있을까요.

누군가의 등 토닥여 주고 싶어서요.

아귀같이 살아가지만

한참 더운 날

온 세상 그늘이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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