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축구공에 얹힌 꿀풀

김영천
2025-09-23



< 축구공에 얹힌 꿀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새털구름 꺾어

말간 황토에 섞어 놓으면,

어쩌다

보라색 꿀풀이 고개 내밀지.

 

수레바퀴 자국 동그랗게 뒹구는

오동나무 숲 언덕.

잃어버린 축구공 찾던

철거민촌 아이들.

 

어느새

꿀풀 하나씩 입에 물었다고.

 

구멍가게 십리사탕 대신

은근히 다가온 꿀 꽃봉오리,

헛헛한 하루

온종일 기웠다는걸.

 

처마 낮은 마을은

구름 너머로 사라졌고

훌쩍 큰 아이들도

이제 돌아오지 않는데.

 

한여름 끄트머리

보라색 꽃대

혼자서 고개 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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