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끝내 떠나지 못한 그루터기

김영천
2026-03-01



< 끝내 떠나지 못한 그루터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떠난 이들이

불현듯

연두색 봄을 끌고 갔다고.

 

언덕 이쪽에는

누더기 걸친 여운만

오롯이 남았다지.

 

후미진 비탈 뒷골목

잔설 스러졌는데.

오랫동안 자분거렸던 겨울,

동네 어귀 벗어나며

손 흔드는걸.

 

산 너머에서 밀려오는

싯누런 황사.

잿빛 하늘

바람마저 쓰라리게 따갑다는.

 

끝내 떠나지 못한

그루터기 몇 개.

먹먹한 날이

길도 없이 늘어섰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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