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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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광동(金光洞) 그의 쓰러진 땅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칠 벗겨진
개다리 소반 위에
표지 낡은 주역(周易)이 놓였는데,
몽당붓과
거북벼루가 꿈틀댔다지.
구들장 차가운 방바닥에
부러진 칼 한 자루.
잃어버린 나라가
초승달빛을 머금고
구름 속으로 숨었는걸.
대낮에도
하늘을 보지 않았고
한마디 말까지 잊었으니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라며.
무덤 대신
큰 돌멩이 두 개면 족하다고.
먼 훗날
몇 개의 겁(劫)이 흐른 뒤,
쓰러진 땅 일으켜 세워
동구 밖
정자나무에 높이 걸어놓을 터.
봄날의 찬찬한 햇빛이
비로소
온 세상 골고루 어루만질.
* 김약시(金若時) - 고려 왕조의 마지막을 함께 한 두문동 72현 중의 한 명.
삼형제 중 삼남, 위의 두 형님은 조선의 개국공신.
광산김씨(光山金氏)로서,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 단대동(金光洞, 丹垈洞, 不傳語洞)의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