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금광동(金光洞) 그의 쓰러진 땅

김영천
2026-02-28



< 금광동(金光洞) 그의 쓰러진 땅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칠 벗겨진

개다리 소반 위에

표지 낡은 주역(周易)이 놓였는데,

몽당붓과

거북벼루가 꿈틀댔다지.

 

구들장 차가운 방바닥에

부러진 칼 한 자루.

잃어버린 나라가

초승달빛을 머금고

구름 속으로 숨었는걸.

 

대낮에도

하늘을 보지 않았고

한마디 말까지 잊었으니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라며.

무덤 대신

큰 돌멩이 두 개면 족하다고.


먼 훗날

몇 개의 겁(劫)이 흐른 뒤,

쓰러진 땅 일으켜 세워

동구 밖

정자나무에 높이 걸어놓을 터.

 

봄날의 찬찬한 햇빛이

비로소

온 세상 골고루 어루만질.

 

 


* 김약시(金若時) - 고려 왕조의 마지막을 함께 한 두문동 72현 중의 한 명. 

                                삼형제 중 삼남, 위의 두 형님은 조선의 개국공신.

                                광산김씨(光山金氏)로서,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 단대동(金光洞, 丹垈洞, 不傳語洞)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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