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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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나무 꽃 홀홀 번지는 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오직
텅 빈 하늘의
금이 간 벽을 오르기 위해
호리병에 누웠다고.
한기가 밀려오면
신문지 한 장과
벙어리장갑으로
고드름 떼어냈다는.
등나무 덩굴이
솟구치던 보라매를 낚아채
자주색 꽃으로
홀홀하게 번지는 날.
호젓한 기억
건너편을 소환해
소주잔 담담하게 건네줄.
시퍼렇게 잠든
한겨울 새벽
노량진 골목길.
멈칫 멈칫
흰 눈 내리는 날,
뒤꿈치 뭉개진
청춘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