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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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진 총 붉은 눈 위에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그녀가 두른 햇살에
분홍빛과
연보라가 뒤섞인
아침이슬이 반짝이며 매달렸다.
지구의 탄생을
온몸으로 경배하는
등 푸른 몸,
펄럭이는 나비의
하얀 날개짓.
해가
뭉쿨뭉쿨 솟아오른 뒤
수평선에 잠긴
반달이
노을을 물고 슬며시 가라앉았다.
순간,
산등성이 너머에서
불덩이가 날아와
온 땅을 불태웠다.
파란 하늘은
조각났고
살아 꿈틀거리는 것
모두
눈과 코가 지워졌다.
무용학교 정문에
떨어진 포탄,
깃발이 피흘리며 감싸안았다.
붉은 눈 위에서
그녀가
부러진 총을 잡았다.
* 테티아나 히미온(2026년 2월 현재 47세) - 우크라이나군 저격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당시 무용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