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깨진 유리창 너머 성탄절

김영천
2025-12-28



< 깨진 유리창 너머 성탄절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성탄절 종소리가

하늘 높은 곳 점점이

동그라미로 내려왔다.

 

곧이어 먹구름 사이

뾰족한 비행기에서

네모 각진 폭탄이 날아왔고

낡은 아파트는 반쯤 부서졌다.

 

깨진 유리창 너머

초점 잃은 시선이

무너진 화단에 머물렀다.

 

노년의 이마에

피가 흐르고

헝크러진 머리

향기나던 기억은 모두 사라졌다.

 

손녀가 끼었던 벙어리장갑,

아무렇게나 뒹굴었고

동화책 표지는 찢어졌다.

빨강 운동화가 보이지 않았다.

 

몇 대의 비행기가 사라진 뒤

살아남은 사람들이

콘크리트 더미를 헤쳤다.


눈물 마른

그녀의 불규칙한 숨소리도

밤새 하얗게 뒤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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