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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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선지 위로 번진 북두구진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흐릿하게 번진 하늘이
화선지 위로 펼쳐졌다.
농익은 천상 복숭아 덮개
커다란 벼루에
먹물 그득 시퍼렇다.
깜깜한 대낮
달과 별이 반짝일 때
곰방대 물은 호랑이,
뒷짐 지며 다리 건너다
개울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산신령은 뵈지 않는
호랑이를 찾느라
문풍지 찢어진
산신각에서 내려왔다.
이제
달빛 너머
북두구진까지 날아가련.
섬돌 아래
해진 신발은 꼭 챙기고,
목숨 헐떡이는 세상
감로수 찾아
꼬인 명줄 풀어주려므나.
하얀 호랑이가
허리 곶추세우고
수염 긴 노인을 태웠다.
* 북두구진(北斗九辰) - 북두칠성의 일곱 자리 별과 내필성(內弼星) 외보성(外輔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