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기차 철길은 아직도

김영천
2025-12-26



< 기차 철길은 아직도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성탄절 오후

괘종시계는 두 시에 머물렀고,

늘어진 점심이 기울어져

껍질 짓무른 사과를 뱉어냈다.

 

사과 곁에

아직 덜 익은 감 하나.

푸르댕댕 얼어서 뒹굴었다.

 

개울가 배추밭에서

교회 첨탑 향해 날아오른 꿩도

금속성 울음 소리를 토헸다.

눈 대신 비가 내리더니

이윽고 회오리바람이 불었다.

 

코트깃 세운 인형 셋

분식집에 들러 김밥을 시켰다.

김밥 한 줄에

시뻘건 떡볶기 한 접시.

표정 잃은 인형들이 서로 바라보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가로수에 매달렸던

크리스마스 캐럴,

어느 순간

플라타너스 이파리와 함께 스러졌다.

 

보도블럭 깨진 거리에

바퀴 하나 남은

장난감 기차가 덜컹거렸다.

 

산타클로스가 잃어버린

올해 성탄절,

기차 레일은

아직 수리 중.

 

석간 신문의 심심한 호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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