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래서 하늘이 숨었다고

김영천
2025-12-25



< 그래서 하늘이 숨었다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소나무 가지 위

하얀 눈 더미에서

푸른 하늘이 엉금엉금 기어나왔다.

 

눈 내리는 동안

숨어 있던 하늘.

급기야 실종 신고된 상태였다.

 

수족관의 천년 묵은 거북이가

두 눈 꿈뻑이며

하늘을 찾다가 지쳐 잠들었고,

햄스터도 톱밥 밀친 뒤

두 발 비비며 두리번거렸다.

 

며칠 끼니 잊은 하늘이

햄스터에게 호두과자를 부탁했다.

머리 긁적이며

땅콩 세 알로 대신한 햄스터.

 

올 가을에

하늘이 뵈지 않아

호두가 영글지 않았어요.

 

한참 기침하던 하늘이

고개 끄덕이며 답했다.

황사 미세 먼지로 얼룩져

눈 뜰 수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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