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뒤집힌 배 낯선 땅

김영천
2026-04-10



< 뒤집힌 배 낯선 땅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뒤집힌 배에서

하얀 국화가 피었다니.

바다는 깊고 그윽했는데.

 

별안간

파도 일렁인 다음

멈춰버린 기관,

밧줄 하나에

숨소리들이 매달렸다지.

 

멀리 섬 모퉁이

등대 불빛은 가물거리고

하늘에서 축축하게

검은 비 내리는.


떠나온 땅에

급하게 버려진 생활이

밤새워 흐느낄.

 

결국

가보지도 못한

낯선 땅.

 

미처

연소되지 못한 삶,

갑판 위에서

하얗게 포말로 가라앉는.

마침내

점점이 흩어져 잦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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