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배추꽃 향기에 악어가

김영천
2026-04-28



< 배추꽃 향기에 악어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악어가 물 밖으로

육중한 덩치를

솟구쳐 덮친 것은

아삭한 봄동 배추였다고..

 

벌레 먹은 배춧잎에는

배추꽃

하얗고 노란 향기가 질펀했는데.

 

충치 앓던 악어에게

그 향기는

긴급 외과수술을 초래한다나.

굵은 가시로 긁어내야 할.

 

악어를 끌고

밤골 시냇가로 갔는걸.

길다란 뿔 염소,

아카시아 뽀족한 가시와

초록 이파리 사이에서

우물거리며 걸어나오더군.

 

단단한 가시에

겁먹은 악어가

꼬리 흔들며 달아났다니.

지금까지

행방을 몰라

파출소에 신고했다며.

 

분홍빛 감도는

봄날의

느릿한

선잠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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