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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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방 노랑나비 나풀거릴 때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한 뼘 온기 남은
하얀 방에
검은 벽이 내려앉았다고.
금 간 벽 틈에서
노랑나비가 나풀대며
기억을 더듬었으니.
잃어버린 날들이
방을 가득 채웠지만,
아직
저장 공간은 충분하기에.
칡덩굴같이 얽힌
나비의 날개짓.
뿌리 내린 나이테는
눅진하게 고요했으되
벽과 장판 사이 엉겅퀴 잎새에
그렁그렁 매달린.
가불된 내일이
벌써부터 뒤뚱거리는걸.
펄럭이던 나비가
주섬거리며 내려앉은
오후 세 시.
바람 성기게 빠져나간
오늘 새벽이
벽 타고 가까스로 기어오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