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동백, 서슴서슴 빨강

김영천
2026-03-29



< 동백, 서슴서슴 빨강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아직도

벚꽃은 소식 없는데,

무너진 담장 너머에서

동백 먼저

고개 내미는걸.

 

지붕 가라앉고

문설주 비틀어진 집.

주인 없는 마당가에서

저 혼자

봄을 맞더군.

 

땅거죽이

온몸 비틀며

물기 짜내자,

하늘도 눅진눅진

뿌옇게

봄을 밀고 내려온다나.

 

조금 퍽퍽한 봄날

동백 한 그루.

서슴서슴 빨강인

애리게 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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