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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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밤 세월 한두 개의 말미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모서리 너덜거리는
하루를 짊어진 채,
깊은 어둠 안고 잠들었는데.
꿈속
어느 길모퉁이에서
수상한 그림자가
자꾸만 어른거리는.
불현듯
외상으로 건네받은
신림사거리의
보라색 공기방울이 떠올랐는걸.
아직도
갚을 형편 아니고
두 눈만 껌벅인.
몇십 년치 연체이자로
연분홍 하늘거리는
진달래꽃 한 송이면 적당할지.
그림자가
꽤나 묵직하게
고개 저었지만,
채무불이행 상태를 설명했거든.
한참 고민하더니
정상참작 여지가 있다나.
세월 한두 개
말미 준다는.
가까스로 잠 깬
진땀 나는 밤,
생활이 제법 무겁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