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오늘 밤 세월 한두 개의 말미

김영천
2026-03-27



< 오늘 밤 세월 한두 개의 말미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모서리 너덜거리는

하루를 짊어진 채,

깊은 어둠 안고 잠들었는데.

 

꿈속

어느 길모퉁이에서

수상한 그림자가

자꾸만 어른거리는.

 

불현듯

외상으로 건네받은

신림사거리의

보라색 공기방울이 떠올랐는걸.

 

아직도

갚을 형편 아니고

두 눈만 껌벅인.

몇십 년치 연체이자로

연분홍 하늘거리는

진달래꽃 한 송이면 적당할지.

 

그림자가

꽤나 묵직하게

고개 저었지만,

채무불이행 상태를 설명했거든.

 

한참 고민하더니

정상참작 여지가 있다나.

세월 한두 개

말미 준다는.

 

가까스로 잠 깬

진땀 나는 밤,

생활이 제법 무겁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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