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마네킹 연분홍 마지막 인사

김영천
2026-03-23



< 마네킹 연분홍 마지막 인사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햇볕 슬금슬금

옷가게 화단을 기웃거리는

봄날 오후.

 

두꺼운 외투 벗겨지고

그냥

우두커니 서 있네요.

 

오늘 아침,

얼굴 모르는 이가

포스터를 떼어내고

매장 진열대도 부수더군요.

간판은 어젯밤 내려졌어요.

 

옷 입혀주던 주인은

언젠가부터 뵈지 않고요.

겨울 털모자 쓰고

마냥 기다렸거든요.

 

아주 잠깐,

단풍잎 미소지을 때

서걱대던 바람이

금빛 반짝인 적 있어요.

 

모두 사라졌네요.

이제

낡은 손수레가 뵈는군요.

 

벚꽃 연분홍으로

환한 날,

마지막 인사

누구와 나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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