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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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향노루의 팥배나무 열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저벅저벅
겨울밤이 다가온.
발목 잃은 사향노루는
솔잎 떨어진
나무 밑동에서 웅크렸다지.
몇 잎 남은
참나무 이파리가
눈송이 안고 떨어졌을.
움찔 놀라
세 다리로 뒹구는걸.
진달래 빨갛게
손 흔들고
노랑 생강나무 꽃
골짜기마다 눈 비빌 때,
새끼 하나 데리고
소나무 아래로 건너왔으니.
앞산 너머로
천둥 오르면
계곡 물에 잠긴
물푸레 잎새.
진초록 비 넘실거렸는데.
팥배나무 열매
환하게 열린 뒤,
울음소리
꼭 하나 남기고
점점이 사라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