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오늘 밤 하현달의 넋두리

김영천
2026-05-15



< 오늘 밤 하현달의 넋두리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용머리 해수욕장 낙지가

줄낚시 항아리 속에서

낮잠 자다

육지로 나왔는데.

 

사당 전철역 입구,

걸어가는 담배 연기에

한참 동안 기절했거든.

 

까치고개 흰 장미도

푸른 공기를 모으다

폭주족 오토바이의

서슬퍼런 굉음에 어질어질했다나.

 

모처럼 산에서 내려와

세상 구경하던 비단벌레까지,

낙성대 주유소

날카로운 석유 냄새에 취해

방향 잃고 비틀거렸으니.

 

밤하늘에서 내려다보던

오늘 밤 하현달,

태양에게 넋두리했다고.

지구가 너무 흔들려

달빛이 푸석푸석하게 비춰짐을.

 

한참 귀 기울이던

태양마저 스르르 잠들었는걸.

과열 발광으로 체력 소모가 컸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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