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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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아침 상추밭 부채질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땀 흘리며
파랗게 하늘을 이던
상추밭에서,
경보음이 울리는데.
아메리카잎굴파리 애벌레가
상추 이파리를
죄다 갉아먹는다고.
뭉게구름 향해
손 흔들며
호기롭던 상추.
하얗게 구멍 뚫린 뒤
고개 떨궜음에.
그나마
남은 초록잎,
쭈글거리고 비틀거렸다나.
이상 고온으로
벌레들이 기운내고 있음을.
소나기라도 내려야
상추가 정신 차릴 터.
오늘부터
기우제 애써 지내야.
벌겋게 달아오른
수도꼭지에
제사상 차렸지만,
올릴 제물이 마땅치 않으니.
마지막 수단으로
내일 아침
상추밭 앞에서 부채질이라도.
아버지 합죽선이
꽤나 요길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