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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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묵원(醉墨苑), 아버지의 현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 땅에서 할 일이 많아,
주어진 시간이
모두 연소되면
다음 생 어디에서
조금 가불해야겠다던.
뚝딱거리는 세상 망치질
아직
마름질하지 않았나니.
끈적거리는 날에는
합죽선 한바탕 펼치고
밤새워
먹도 갈아놓으라는.
퍼렇게 녹슨 책에서
뭉쿨거린 신화.
형산비에서 건너온
우임금이
막걸리 잔 넉넉히 내밀었다고.
아버지의 현판,
불현듯 남겨두고 떠난
취묵원(醉墨苑).
밤새 형형(炯炯)하게 세상을.
* 취묵원(醉墨苑) - 한학자이자 서예가인 심원(心苑) 김종현(金宗鉉)의 서실.
* 형산비(衡山碑) - 중국 하나라 우왕이 형산에 치수를 기념하며 세운 비석.
고대 전서체의 비문.
이 글씨체에 대한 연구와,
도국(陶菊) 김재엽(金在曄) 심원(心苑) 김종현(金宗鉉) 서송(瑞松) 김영천(金永千)
충남 부여의 광산김씨(光山金氏) 직계 3대에 걸쳐 계승 발전된 창조적인 서체가 서송체(瑞松體).
한국 근현대 서예의 맥은 영친왕과 의친왕의 스승인 해강(海岡) 김규진(金奎鎭), 명강(明岡) 조봉진(趙鳳鎭),
도국(陶菊) 김재엽(金在曄), 심원(心苑) 김종현(金宗鉉), 서송(瑞松) 김영천(金永千)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