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도서관의 어떤 날

김영천
2026-06-23



< 도서관의 어떤 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구멍 뚫린 하늘

한바탕

비 쏟아지던 날,

도서관 서고에서

손수레가 툴툴대던걸.

 

너무 많이 실어

타이어 바퀴가 뭉개진다나.

청동 얼룩

가득 핀 책끼리

서로 껴안고 울부짖는데.

 

겁에 질린 책들이

비 맞으며 끌려간 

동네 고물상.

능숙한 일상이

물 뿌린 뒤

집게차로 들어 올렸다지.

 

대출 날짜 빼곡한

책 하나가

소리 없이 흐느꼈다고.

손때 묻은 책갈피에

피눈물 고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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