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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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라미 곁 세모의 침묵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새싹 옹골질 때마다
귀퉁이 떼어준
동그라미.
바람 을씨년스럽고
천둥 우박이 줄기를 때려도
뿌리 근처에서
가지 끝까지
점점이 나눠줬는데.
슬며시 나타난 세모가
한사코 종알거리는군.
모름지기
세상은 가지런하게.
네 것 내 것
셈 하지 말고
필요한 만큼.
어쩌다
태풍 몰려온 날,
테두리 깨진
동그라미가
피 흘리며
가뿐 숨 몰아쉬는걸.
잠자코 지켜보던
세모의
길다란 침묵.
이윽고
주섬주섬,
파랗게 일렁이는 보리밭
강 건너로
구경하러 간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