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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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개나무에 얹힌 연두색 새벽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말갛게
한지로 세운
우리 집 헛개나무.
손 흔들며
서로 마주섰다고.
두 그루 사이
보랏빛 공간에,
저녁 안개로 빚은
작은 벌통을
가만히 내려놓았는데.
말벌이 떼로 날아와
꿀벌의 날개를
죄다 뜯어버린
지난밤.
꿀 한 방울도 뵈지 않는.
빈 벌통에 걸터앉은
연두색 기침 소리,
반딧불이
눈물 반짝이는 미소로
홀홀하게 날아왔다니.
불꽃 일렁이는
새벽 하늘.
바람개비 타고 온
하늬바람에
쓰러졌던 꿀벌이
주섬주섬 일어섰다며.
날개 돋은 꿀벌,
헛개나무 꽃에서
다시 꿀을 따 담았다지.
책상 위
생물도감 벌목 꿀벌과
달착지근하게 날아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