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종꽃 하얗게 울리는 편지

김영천
2026-05-19



< 종꽃 하얗게 울리는 편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참 오랜만이군요.

서울역 육교 건너 

대일학원

초록 잎새 싱싱하던

프랑스어반 기억하나요.


차렷  

선생님께 경례,

목소리 쟁쟁한 반장이지요.

 

그래요.

때죽나무

종꽃 하얗게 울리던 날.

시 한 편

가지런히

편지 봉투에 담았거든요.

 

영롱한 종소리였어요.

보라색으로 

반짝이던 시간

책갈피에 뉘인 세월이네요.

 

건네다 만

그 편지,

아직도

오월 이맘 때인걸요.

 

마지막 

수업 끝나고

학원 앞 길모퉁이.

까맣게 밀려나

끝내

발걸음 놓쳤어요.

 

일렁이는 뒷모습

긴 머리에

종소리가 얹혔네요.

여지껏

분홍빛 노을

아릿하게 번지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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