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아우슈비츠의 중저음 봄날

김영천
2026-04-19



< 아우슈비츠의 중저음 봄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그랜드피아노가

중저음으로 노래하는

봄날의 환희.

바이올린 현이

숨죽이며

하늘을 찬미하는.


천천히

독가스 밸브 여는

손 등 위로

눈물이 떨어졌나니.

세상은

오래전에 부서져

유리 파편만 튀었다고.

 

검은 옷 입은

사람들,

널브러진 시신을

화장터로 운반하다

신경 파고드는

독가스에 쓰러졌음에.

 

이윽고

현을 켜던 손

페달 누르던 발까지,

가슴 움켜쥐고

파르르 창백하게 조각나는.

 

밤새도록 쌓여가는

검붉은 바다.

모든 영혼과

잿빛 육체가 스러지고

하얀 파도로 밀려갈.




* 아우슈비츠수용소(1940 ~ 1945) - 나치에 의해 반나치주의 유대인과 동유럽인 110만 명 ~ 400만 명 가량 집단 학살.

                                                           수감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여러 악단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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