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가재무릇 여지껏처럼

김영천
2026-04-16



< 가재무릇 여지껏처럼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얼레지라고 하는데요.

가재무릇으로 불렀으면 해서요.

그냥 맨발

땅 밑에서

꽤 오랜 날을 버텼거든요.

 

이제야

보라색으로 밀어 올렸고요.

묵직하게 쌀쌀하지만

바뀐 계절을 알리려는걸요.

 

아직

특별히 보는 이 없고

어쩌면

초롱한 빛깔 희미해질 때까지도.

늘 그랬거든요.

 

그런데요.

아주 오래전

지나가던 누군가

봄꽃의 여왕이라네요.

 

가슴 저 아래

밤하늘보다 깊은 곳,

이 푯말

몰래 간직하고 있어요.

여지껏처럼

먼 훗날까지 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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