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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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재무릇 여지껏처럼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얼레지라고 하는데요.
가재무릇으로 불렀으면 해서요.
그냥 맨발
땅 밑에서
꽤 오랜 날을 버텼거든요.
이제야
보라색으로 밀어 올렸고요.
묵직하게 쌀쌀하지만
바뀐 계절을 알리려는걸요.
아직
특별히 보는 이 없고
어쩌면
초롱한 빛깔 희미해질 때까지도.
늘 그랬거든요.
그런데요.
아주 오래전
지나가던 누군가
봄꽃의 여왕이라네요.
가슴 저 아래
밤하늘보다 깊은 곳,
이 푯말
몰래 간직하고 있어요.
여지껏처럼
먼 훗날까지 이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