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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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나무꽃 단단하게 다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새벽 두 시의
심야버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하나,
흐릿해진 청춘을
한참 동안
소환하고 있다는.
어쩌다
멀리 밀려 나간
스무 살.
머리띠 두르고
아직도 주먹 꽉 쥐는걸.
밤골 개울 건너
오동나무꽃
보라색 환하게 웃으며
오랜만이네요.
그간 안녕하셨는지.
대답 대신
무겁게 눈길 멀리 던졌는데.
정립독서실
촉수 낮은 형광등 아래
미래서점 강계다방.
아직도
문 닫지 않았군.
영동집
불판 위
까맣게 타 들어간
닭모래주머니.
등받이 없는 탁자에
소주병 들고
맵게
꽤나 서늘하게,
슬그머니 끼어든
라일락 향기.
버스에서 내린
시계바늘은
두시 삼십 분.
다시 또 다시
우리는
단단하게 밤골에서.
* 밤골 -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76번지.
자연부락이었으나,
1960년대 후반 도심 철거민 이주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