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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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자꽃 향기의 무늬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난 계절
낯설게 건너온
치자꽃 향기가,
고장난 라디오에
허가 없이 자리잡았고요.
저녁 아홉시 뉴스가
자꾸만 들리지 않아요.
주파수를
이리저리 맞추다
스피커마저 부숴버렸네요.
보라색 향기가
조각난 것 같은데
불법 송출된
방송이 들리는걸요.
아군인지
확실하지 않은 시위대가,
치자꽃물로
멍든 가슴을
시퍼렇게 닦아내는군요.
이슬비 내리는
봄날,
발가락에 물집 잡혔으면
이 꽃 향기 맡아보세요.
향기의 무늬는
밤골 시냇가
차돌멩이 연보라 빗금.
무겁고 꽤나 매움.
눈썹에 힘준 사람,
입술 깨물며
검붉은 피를 흘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