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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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단보도 늘어진 현수막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길 건너 횡단보도
신호등에
빨갛게 불 들어오자,
현수막이 늘어졌다니.
새벽 일찍부터
종종대던 까치.
고개 갸웃거리며
끈을 풀었다고.
아침 뉴스가 시끄러워
날개까지 휘청이는데
현수막이 시야를 가린다나.
며칠 전
마을회관 창고는 텅 비었다지.
누가 배추밭에
옥수수를 숨겼는지 짐작하지만
서로 눈치 본다는걸.
신호등 옆으로
대충 펼쳐진 신문,
마을 사람들의 끼니 걱정이
한가득 실렸거든.
밤새
현수막이 내걸렸다지.
꽃 피는 봄날
아름다운 세상.
아직 쌉쌀한 바람이
폐지 끌고 가는 리어카를
한껏 밀어주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