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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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시투구꽃 보라색 매운 뿌리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늘 꿈결의
산봉우리 오르는 자갈길에
안개가 한섬이나 깔렸는데,
그을린 시간 동안
내달리던 길이
조각나 있다고.
더듬거리며
돌멩이 헤치며 걷지만
아직 정강이의
시꺼먼 부기는 가라앉지 않았음을.
잔설 몇 줌으로
우물대는 계절은
곧 잦아질 테니.
다만
흐지부지 뉘엇거리던 날들이
확대경으로 되살아난다면,
단 한 번의
형형한 눈빛에라도
각시투구꽃
보라색 서늘하게 피어날 것을.
뒤바뀐 세월
뜰채로 건져내
제대로 마름하고 다림질할.
그 매운 뿌리에
손가락 걸고
아예 명줄까지 매달아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