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딱정벌레의 외상 장부

김영천
2026-02-18



< 딱정벌레의 외상 장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색 바랜 사진에

동그랗게 표시한

기억 하나.

 

저벅거리며 뒷다리 무거운

딱정벌레였다고.

등딱지 제법 단단해도

이고 다닌 하늘에서

수시로 우박이 떨어졌으니.

 

견적도 없이

긴급 보수공사가 이어졌고

잔고는 늘 비었음에.

 

어쩌다

작정하고 날아오른

참나무 가지에도,

눅눅하게 놓여있던

외상 장부.

 

낙엽 질 때까지

더듬이 부러지며

걷어낸 수액은

겨울 한 철 나기가 버거웠을.

 

시간 쏠쏠히

길게 그림자 드리우고

곰팡내 날 때까지,

이제 다시

책갈피에 꽂아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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