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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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정벌레의 외상 장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색 바랜 사진에
동그랗게 표시한
기억 하나.
저벅거리며 뒷다리 무거운
딱정벌레였다고.
등딱지 제법 단단해도
이고 다닌 하늘에서
수시로 우박이 떨어졌으니.
견적도 없이
긴급 보수공사가 이어졌고
잔고는 늘 비었음에.
어쩌다
작정하고 날아오른
참나무 가지에도,
눅눅하게 놓여있던
외상 장부.
낙엽 질 때까지
더듬이 부러지며
걷어낸 수액은
겨울 한 철 나기가 버거웠을.
시간 쏠쏠히
길게 그림자 드리우고
곰팡내 날 때까지,
이제 다시
책갈피에 꽂아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