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꼬마물떼새 알 넷 그다음

김영천
2026-02-18



< 꼬마물떼새 알 넷 그다음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구멍 뚫린 하늘에서

검은 빗줄기가 쏟아지자

꼬마물떼새 하얀 알들이

뒤뚱거리며 젖었다.

 

모래 자갈 위로

비수처럼 꽂힌

빗방울이 날카롭게 튕겼다.

 

젖은 깃털

한움큼 빠지도록 품었지만

도랑으로 흐르는 물에

알들이 무겁게 잠겼다.

 

몇 날 며칠

어미새가 

생명을 깍아내며 버틴 다음,

이윽고

뜨겁게 타오르는 해.

 

다시 땅에 불붙은 뒤

가시 물고

독수리가 맵게 날아오르자

날개 하나를 내주었다

 

이윽고

네 개의 알 중에

셋이 껍질을 깨고 나왔다.

가까스로

세 번째 부화한 새끼,

비틀거리다 뒤집어졌다.

 

돌멩이에 기대

파닥거렸지만

어미는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끝내

고개 외로 돌린

꼬마물떼새.

새끼 두 마리 데리고

큰 길을 건넜다.

 

미처 부화하지 못한

알 곁에

쓰러진 새끼 한 마리.

 

태양은 이글거렸고

새들이 건넌 찻길에서

뿌옇게 흙먼지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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