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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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들의 시간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울퉁불퉁한 어둠을
배경으로,
깜깜한 망토 둘러쓴
커다란 신 둘이서
진영 갈라 마주 서서 노려보았다.
덩치 큰 신 곁에
조금 작은 신도 적당히 자리잡고
깃발을 들었다.
각자의 내공은 비슷할 터
뒤따르는 무리들도 어슷비슷했다.
자신들의 경전을 중얼거리는
시간이 꽤나 이슥했고,
새벽녘에서야
주문과 풀어헤친 암호의 낭독이 끝났다.
괴성 벽력이 쏟아진 뒤
각자의 특기로
상대 진영을 뒤흔들었다.
석양 무렵까지도
끝나지 않은 결투였다.
마침내 신들이 지쳐
휴전조약 없이 떠나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동원된
신도끼리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비행기 탱크 군함이 동원되고
죽창과 몽둥이도 보였다.
피칠갑한 해가 떠오를 때쯤
심장과 두개골이 파열된 채
모두 쓰러졌다.
붉은발슴새 한 마리가
흩어진 주검 위로 날아올랐다.
부서진 하늘 너머에서
양 진영의 신들이 모여,
웃는 듯 우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시간표를 만지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