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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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미투리 작작한 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툇마루에 내려앉은
햇빛 한 움큼이
찰랑거리며
반짝이는 날이네요.
그대 걸음걸이
가장 찰진 몫과
우리가 휘청거린
세월이 뒤섞여,
잘 익은 홍시로 다가오는군요.
앞산 꼭대기에서
싯누렇게
밀려오는 바람은
늘 칼칼했지요.
노을 속으로
붉게 잠겼던 허기가
깨진 항아리 뚜껑에서
한참이나 뒹굴 때였어요.
헛헛하게
우려내온 땡감이
빈 솥에 놓여 있더군요.
금강물 흐릿하게
울렁이던 날들인걸요.
이제
산꿩 울음
장독대에 내려앉은
어스름.
처음으로
펼쳐진 평상에
댓자리 고슬하고,
반딧불 따라
그대 미투리
작작(綽綽)한 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