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댕기 그림자 너훌거릴

김영천
2026-07-03



< 댕기 그림자 너훌거릴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한동안 소식 없다가

마주친 그.

구멍가게 의자에

작정하고 걸터앉았는데.

 

새벽부터

박새가

종꽃 울리고 있다며,

고무줄 새총 꺼내

한참이나 주섬거리는.

 

고등공민학교 다니다

내지 못한 수업료.

지하 보세공장에서

재봉틀 돌렸다고.

 

오래전

강원도 탄광 앞

열차바퀴 물고

하얗게 날아간 박새.

그날 이후

붉은 댕기

여동생은 뵈지 않았다니.

 

종꽃 초롱하게

댕그렁거리면,

밤골 비탈길에

댕기 그림자

무겁게 너훌거릴.


충혈된 네 개의 눈동자.

움켜쥔 소주잔

꾸역꾸역 흘러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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