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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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창의 주머니칼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붉은 문 안에
검은 창이
하얗게 걸터앉은.
정월 초하루의
가쁜 숨소리가
섣달 그믐까지
가슴에서 등짝으로 밀려간.
상처투성이
곪은 날들을 담아낸
구멍 난 시루에,
이슥한 밤
백설기 한 조각도
제대로 올려놓지 못했는데.
검은 창의 모서리에서
주머니칼이
단단하게
어둠을 겨누고 있다니.
창틀에 내놓은
탱자 하나,
도배 찢겨진 벽을
노랗게 붙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