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 순간, 스물한 살의 삼 킬로그램

김영천
2026-07-01



< 그 순간, 스물한 살의 삼 킬로그램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뿌옇게 흔들리는

저울의 눈금은

삼 킬로그램.


화장한 그의

뼛가루 속

총알과

포탄 파편의 무게.

 

바스라진 구급상자.

파도는 팽팽했고

불로 튀는 기관포 총탄.

갑판 위로

뼛조각 살점이 짓이겨져

피로 흥건했다는.


바다 건너 

축구장에서,

낯선 평화상 넥타이가

손뼉 치던

그 순간.


스물한 살은

온몸에 붕대 감고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숨 헐떡이는데.


엄마,

나 더 살고 싶어.

집에 갈 수 있을까.

 



* 제2연평해전 - 월드컵 경기가 있던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에서 북한의 기습 도발. 

                          전사한 6명 중 의무병 박동혁 병장의 시신에서, 3킬로그램의 포탄 파편과 총알이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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