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칠산뜰 짝짝이 고무신

김영천
2026-07-01



< 칠산뜰 짝짝이 고무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하늘색 운동화는

처마 아래

섬돌에 세워둔 채,

검정 고무신인데.

 

시골 내려온

방학 첫날.

하필이면

칠산뜰 논배미에서

송사리가 퍽이나 잡히더라고.

 

기왕이면

논두렁 바로 위

커다란 물웅덩이,

땡땡하게 반짝이는 물방개도.

 

고무신

애써 내밀었지만

숨어버린

방개 한 마리.

 

두 눈 아찔하게

신발 둥둥 흘러갔음을.

어깨 처져

왼발은 맨발로 돌아왔다나.

 

옆집 아이가

뜰팡 아래

먼지 뒤집어 쓴

고무신 한짝 내밀었으니.

 

그날부터

왼발 오른발

모양 다른,

짝짝이 검정 고무신이라는.

 

아릿하게

밤새워 걸어 들어간

연두색 옛날에.

 

 


* 칠산뜰 – 충남 부여군 임천면 두곡리와 칠산리 사이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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