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앵두나무 선홍빛 동그라미

김영천
2026-06-06



< 앵두나무 선홍빛 동그라미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난 밤

땀 흘리며,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간 구두.

 

뒤꿈치가 닳았고

밑창에 가느다란

실금까지 나 있다고.

구두약을 칠하지 않아

광택도 사그라진.

 

도깨비바늘이

구두코를 찌른 다음,

기억 어디쯤 물고 있는

박하사탕마저 조각냈으니.

 

저벅저벅

애써 찾아간 우물가.

앵두나무에 걸렸던

선홍빛

동그라미

어디로 굴러갔을까.

 

두레박 뵈지 않고

두릅나무 이파리만

여전히 생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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