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하얗게 감꽃 지나간 자리

김영천
2026-06-11



< 하얗게 감꽃 지나간 자리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머리 풀어헤치고

구멍 뚫린

강의 허리.


지난해에 갈무리한

감꼭지 하나가

가까스로 매달렸다지.

어쩌면

까치밥이었는지도.

 

새벽녘에

하얀 감꽃 무겁게 떨어지면,

헛헛한 날들

담담하게 받아줄

목걸이로 적당한데.

 

강기슭

감꽃 지나간 자리.

초록색 작은 아기감이

천둥 번개 안고

홍시가 될거라는.

 

어제 저녁

아픈 허리 부여잡은

큰 강,

땡감이 언제 얼굴내미냐고.

 

강 건너

처마 낮은 이웃들이

청솔가지 모아

빈 솥에 물 끓여냈다는.

한참 동안 우려낸

땡감이 장독대에 얹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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