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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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남겨진 책가방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명줄 하나씩
허리에 묶어두고,
폭풍 헤치며
낮은 포복으로
꿈틀대던 백사장.
산 위에서 쏟아지는
기관총탄
부서진 등굣길.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는데.
모두 떠나고,
가물거리는 배
남겨진 책가방에
피눈물만 고이는.
흩어진 공책
필통마저 조각났다니.
영롱하던 학교 모표
포탄에 그을렸음을.
서늘한 날
이제
파도 속으로 잠길지니.
검정 교복들
아무도 뵈지 않는.
* 작전명 제174호 – 1950년 9월 15일 ~ 19일.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상륙작전.
772명의 학도병과 지원 요원 중에서,
전사 139명 부상 92명.
실제로는 절반 가량이 희생되었을 것으로 추정.
퇴각 시 구조함에 미처 승선하지 못하고,
남겨진 39명의 학도병은 결국 체포 또는 피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