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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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문어에게 용왕님의 전언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수초와 바위 사이
느릿느릿 흐물거리는,
태평양 깊은 바다
대왕문어에게 이르나니.
지금 즉시
뭍으로 올라가
파도 물결무늬 잔잔하게
구석구석 쓰다듬으라고.
기한은
봄날 논두렁 쑥 향기가
흰 고양이 목덜미에
눅진하게 내려앉을 때까지.
강력한 빨판으로
싯누런 황사 바람의
비린내를 빨아들일 것.
아이들 발자국 싱싱한
동네 놀이터,
부러진 나뭇가지
깊게 팬 생채기를
길다란 촉수로 보듬어야 할.
어쩌다
건널목에 흩어진
폐지 더미도
수관의 물줄기로 서둘러 치우고.
웬만하면
등 굽은 손수레
힘주어 밀되,
천천히 조심조심.
오늘 아침
용왕님의 긴급 전언.
세상 일 걱정으로
밤새 잠 못 이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