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분명히 우산이라며 뼈만으로

김영천
2026-02-11



< 분명히 우산이라며 뼈만으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눈 대신 검정비가

하루 종일

흩뿌리며 번지는데,

우산 둘이

좁은 골목길을

어깨 맞대며 걷는.

 

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이 와락 달려들자

살대 부러진 우산들.

이제 우산은

비 막을 천도 없이

손잡이만 남았다고.

 

달그락거리며 허공에서

뼈로 부딪히는

우산 손잡이 둘.

흔적만 남은

플라스틱 쪼가리.

 

서로 얽혀

한없이 뒤뚱거리지만,

분명히 우산이라며

두 손 마주잡고.

앙상한 뼈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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