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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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찍이 있어도 함께 그 봄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언덕을 오르려다
자꾸만 미끄러졌던
오동나무,
가까스로 자리잡은 곳은
아카시아 비탈길.
봄날 향기가
적당히 몽롱했지만
날카로운 가시가 버거웠다.
피 흘리며 뒷걸음친
오동나무,
개울 건너 바위 곁
움푹 패인 자갈밭에
뿌리 내렸다.
한참 지난 다음
오동나무에도
보랏빛 꽃이 피자
아카시아가 편지를 보냈다.
그예
꽃이 그렁그렁합니다.
좋은 날
함께 있지 못하네요.
가시 때문이라건
느낌으로 알지요.
몇 개의 계절이
속절없이 버무려지고
열매 환하게 맺힐 때쯤,
오동나무가
오랫동안 끄덕이며
답장 보냈다.
곁을 내주었던
그 봄날
늘 잊지 않습니다.
느낌 잔잔한데
가슴 한복판이 애리네요.
먹먹하게 떠올리며
늘 평안하시길.
멀찍이 있어도
함께 느꺼운 하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