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멀찍이 있어도 함께 그 봄날

김영천
2026-02-11



< 멀찍이 있어도 함께 그 봄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언덕을 오르려다

자꾸만 미끄러졌던

오동나무,

가까스로 자리잡은 곳은

아카시아 비탈길.

 

봄날 향기가

적당히 몽롱했지만

날카로운 가시가 버거웠다.

 

피 흘리며 뒷걸음친

오동나무,

개울 건너 바위 곁

움푹 패인 자갈밭에

뿌리 내렸다.

 

한참 지난 다음

오동나무에도

보랏빛 꽃이 피자

아카시아가 편지를 보냈다.

 

그예

꽃이 그렁그렁합니다.

좋은 날

함께 있지 못하네요.

가시 때문이라건

느낌으로 알지요.

 

몇 개의 계절이 

속절없이 버무려지고

열매 환하게 맺힐 때쯤,

오동나무가 

오랫동안 끄덕이며

답장 보냈다.

 

곁을 내주었던

그 봄날

늘 잊지 않습니다.

 

느낌 잔잔한데

가슴 한복판이 애리네요.

먹먹하게 떠올리며

늘 평안하시길.

멀찍이 있어도

함께 느꺼운 하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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