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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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교에서 멧돼지가 뜰채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북한산에서 쫓겨 나온
멧돼지.
먹이도 부족하고
사람들이 하도 뭐라 해
밤새 한강을 헤엄쳤다.
이른 새벽
남현동 까치고개 육교에 올랐다.
도로 한복판에
낙엽 한 자락 깔고 누우러 했지만
지나가는 차가 너무 많았다.
바쁘게 해가 떠오르자
한숨도 못 잔 멧돼지,
커다란 뜰채를 들었다.
남부순환도로에는
꿈틀대는 자가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힘들여 승용차를
열댓 대나 건져 올린 멧돼지.
이 좁은 길에
혼자 타는 자가용은
앞으로 무제한 퍼올린다고.
걷든지
함께 타고 가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