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육교에서 멧돼지가 뜰채로

김영천
2025-05-20



< 육교에서 멧돼지가 뜰채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북한산에서 쫓겨 나온 

멧돼지. 


먹이도 부족하고 

사람들이 하도 뭐라 해 

밤새 한강을 헤엄쳤다. 

이른 새벽 

남현동 까치고개 육교에 올랐다.


도로 한복판에  

낙엽 한 자락 깔고 누우러 했지만 

지나가는 차가 너무 많았다.


바쁘게 해가 떠오르자 

한숨도 못 잔 멧돼지,

커다란 뜰채를 들었다. 


남부순환도로에는 

꿈틀대는 자가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힘들여 승용차를  

열댓 대나 건져 올린 멧돼지.

이 좁은 길에

혼자 타는 자가용은 

앞으로 무제한 퍼올린다고.


걷든지 

함께 타고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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