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서가 옆 죽도 세 자루

김영천
2025-05-19



< 서가 옆 죽도 세 자루 >


 


김 영 천(金永千)

 

책 꾸러미 서가 옆에 

죽도 세 자루,

서로 기대며 도란거리는데

제각기 국적은 달랐다. 

 

날렵하고도 단단한 일본산 

중국산은 묵직하면서 튼실했다. 

눈치껏 살폈더니

한국산은

맵시 있고 짱짱했다.


죽도들은 

같은 대나무 집안이라고 

하는 일도 같다며, 

쉴 새 없이 수다였다.


새벽부터 

명상 중인 붓들 중에서 

꽃병 건너편 

가장 큰 붓이 몸을 일으켰다.


한참 동안 

용 문양 벼루와 상의하더니,

화선지 데리고 

죽도 앞으로 왔다.


활인검(活人劍)

의롭게 살자. 


일제히 

죽도들이

늠름하게 경례 붙였다.

한국자주인연맹

(08793)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56, 302호  |  195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838-5296  |  관리자메일 : kaone@kaone.co.kr

COPYRIGHT ⓒ  Danju Yurim Memori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NOUGHM]

한국자주인연맹  (08793)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56, 302호  |  195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838-5296  |  관리자메일 : kaone@kaone.co.kr

COPYRIGHT ⓒ  Danju Yurim Memori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NOUG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