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동박새가 외로움부 장관 아저씨에게

김영천
2025-05-18



< 동박새가 외로움부 장관 아저씨에게 >


 


김 영 천(金永千)

 

장관 아저씨,

햇살 천천히  번지는 연휴인데 

사무실 소파에서 

아직 꿈속을 그리는군요.


가을 이삭줍기할 때 

조금 얻어 놓은

볕씨 몇 개 드릴까요.

함께 아침 식사해요.


사실은 아까 

동백나무 새순을 

조금 쪼아 먹긴 했어요.

그래도 아저씨는 혼자일 테니 

같이 해도 괜찮아요.


우리는 늘 

날개 섞으며 어울리거든요.

동백나무 숲에서 

찰진 꿀 따고 나무 수액 모으지요.


다리 부러진 친구 몫은 

꼭 챙기곤 해요. 

봄이 잔뜩 버무려 놓은 꽃가루거든요.

헤치다 힘들면

서로 깃털 다듬어 주고요. 


가끔 

해진 둥지 기우려고 

무리 지어 살피는데요.

지난 겨울 

눈 많이 내려앉아

올해 봄은 무척이나 바쁘네요.


아저씨,

갈 데 없으면 

우리 집으로 오세요.

좁고 바람 흩뿌리지만

조금씩 당겨 눕지요.




* 외로움부 - 2018년 1월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 트레이시 크라우치 장관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으로 겸직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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