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졸린 눈으로 달리는 새벽

김영천
2025-05-16



< 졸린 눈으로 달리는 새벽 >


 


김 영 천(金永千)

 

새벽 별이 졸다가 고개 떨굴

네 시 삼십 분. 

첫 차에 온 몸 우겨 넣어

가까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생활들.


세 끼니의 무거움에 

차 바퀴가 뒤뚱거렸다.

큰 가방은 

빼곡한 시루에 올라서지 못했고,

콩나물에 물 주듯

손잡이 위로 에어컨 바람이 불어왔다.


그만 태워요.

누군가 소리치지만 

빨판 없이도 

요금 단말기에 달라붙은 교통카드.


졸린 눈으로 

새벽이 덜컹거리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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