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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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바다의 임종 >
김 영 천(金永千)
멀리 팔라우 군도에서
한밤중에 내달려온 태풍,
숨 쉬지 않는
바다를 감싸며 울부짖었다.
오늘 아침 일찍
아시아 대륙을 횡단한
황사 바람까지 함께 목 놓았다.
오래전부터
헐떡거리던 바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바다에
물고기가 없다.
어쩌다 떠오른
치어도 하얗게 배 뒤집었다.
플랑크톤 대신 삼킨
플라스틱 부스러기가 아가미를 막았다.
바다 속을 헤집던
황새치 백상아리도
두 눈 부릅뜬 채 어느 날 사라졌다.
허리 뒤틀린 바다의 겨드랑이에서
쿨럭쿨럭 검은 피가 흘렀다.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의 폐를 파고 들었다.
이윽고
심장이 녹아내렸다.
신음 소리도 내지 못하고
큰 바다가 스러지고 있다.